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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레길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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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치볼둘레길 4코스에 대한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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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봉현 (122.♡.48.122) 작성일 21-07-10 20:07 조회 1,257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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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30일부터 7월 3일까지 4일간 아내, 차남과 함께  DMZ 펀치볼둘레길 4개 코스를 모두 걸었다. 차남의 군휴가 기간을 활용하였는데, 하늘이 흐리기는 하였으나 비는 거의 오지 않아 걷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씨였다. 처음 계획으로는 2개 코스만 걸을 예정이었느나, 걷는 것이 무리가 되지 않아 내친 김에 모두 걷게 되었고, 그 덕에 펀치볼둘레길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보람도 느끼게 되었다.


첫째날의 평화의 숲길은 둘레길 안내센터의 뒤편에 있는 4개의 동산과 들판을 걷는 코스이다. 동산의 숲길 입구를 들어서면 좁은 탐방로 옆으로 우거진 나무와 취나물과 명이나물 등을 볼 수 있어 이내 기분이 상쾌해짐을 느끼게 된다. 얼마를 걸어 도착한 곳에서 안내 선생님이 해발 500 m가 넘는 곳에 와 있다고 하는데, 실감이 나지 않는다. 펀치볼 자체가 이미 고지대이기에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산일지라도 400 m가 넘는 것은 기본이다. 평화의 숲길은 펀치볼 중에서도 북쪽에 해당되기에 휴전선하고는 가장 가까운 곳이다. 저멀리 산 능선에 을지전망대가 보이고, 그 옆의 계곡으로는 제4땅굴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지나는 길의 일부 지역은 이미 남북 4 km 구간의 비무장지대 중에서 남측 2 km 구간 내에 있음을 경험할 수 있다.


둘째날은 먼멧재길을 걸었다. 탐방로의 처음 구간은 길이 넓어서 차량통행도 가능한데, 예전에는 도로로 사용되었다고 하며, 큰 돌에 새겨진 S자 모양의 교통표지가 길가에서 탐방객을 맞이한다. 간밤에 비가 와서인지 곳곳에 작은 물줄기가 갈길을 재촉하고 있다. 이러한 관계로 최근에 발견된 지뢰를 볼 수 있었고, 물가에서 녹슬은 탄피도 볼 수 있었다. 하늘색의 지뢰는 땅속에 박힌 채 일부를 드러내고 있었는데, 가까이 가기가 두려웠으나 사진을 찍었다. 큰 길에서 작은 길로 접어들면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한 줄로 갈 수 밖에 없고, 길 양편으로는 곳곳에 삼각형의 지뢰 표시가 주의를 환기시킨다. 그리고 길을 따라 전선이 계속 이어지는데 군인들이 사용중인 전화선이라고 하며, 참호가 이어진다. 한참을 걸어 먼멧재봉에 다다르면 펀치볼 마을은 물론이고 향로봉과 설악산, 심지어 날씨가 맑을 때에는 멀리 희미하게나마 금강산의 일부도 시야에 들어온다고 한다. 따라서 펀치볼둘레길 4개 코스 중에서 가장 넓게, 그리고 멀리 멀리 볼 수 있는 코스가 먼멧재길이다.


셋째날은 오유밭길을 걸었다. 오유리는 5개의 버드나무가 있는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며, 펀치볼의 남서쪽에 위치한다. 돌산령터널로 양구읍 쪽으로 이어지고, 그 양편으로는 도솔산과 대우산이 있는데, 6.25전쟁 때 우리 해병대의 빛나는 승리로 '무적해병'의 신화가 탄생된 곳이라고 하니 감회가 새롭다. 이곳도 숲길로 접어들면 길 양편으로 철조망에 걸려 있는 지뢰 표시가 많이 보이고, 그래서인지 숲은 더욱더 자연 그대로의 밀림이다. 펀치볼둘레길 모두가 생생한 자연의 모습이지만, 특히 이곳에서는 걷다가 자주 멈추며 사진을 찍게 되는데, 다래와 같은 덩쿨식물이, 하늘로 향해 곧게 자라는 나무들과 경쟁이라도 하려는 듯이 나뭇가지를 타고 오르는 모습은 장관이다. 또한 이곳 코스에서 부부소나무 전망대에서의 조망도 볼 만하다.


4일째의 마지막 날은 만대벌판길을 걸었다. 들판길을 걷다 성황당을 지나면 곧바로 울창한 숲길이다. 이 코스는 산봉우리와 같은 높은 곳을 걷지는 않지만 울창한 숲은 걷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각종 채소가 심어져 있는 밭, 인삼밭과 가까워졌다 멀어졌다 하며 이어지는 숲길은 길고 깊다. 다래넝쿨이 나뭇가지에 매달린 모습은 오유밭길의 숲속 풍경과 매우 닮아 있다. 이 날은 특히 숲 속 중턱에서 들려오는 짐승소리가 탐방객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어느 동물인지 특정할 수 없는 소리인데, 깊은 숲속의 어두운 풍경과 어울려 신비스러움마저 느끼게 하였다. 숲속 탐방을 마친 후에 우리 가족은 DMZ 자생식물원에 들렸는데, 넓은 구역에 많은 나무와 꽃이 심어져, 앞으로 세월이 지나면 더욱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게 될 것으로 생각되었다.


4일간의 걷기를 마치니 어떤 큰일이라도 한 듯한 느낌이다. 셋째날의 오유밭길을 걸은 후에 안내센터로 돌아와서 센터 바로 옆의 자율탐방로까지 걸었으니 펀치볼둘레길의 모든 코스를 걸은 셈이다. 인공에 깃들지 않은 자연의 숲길을 걷고, 지금까지 잘 알지 못했던 많은 것을 안내 선생님들로부터 들어 더욱 해박해진 듯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진 것이 뿌듯하다. 오유밭길을 걸은 후 호젓한 펀치볼 야생화공원에서 식사를 했던 것은 2021년의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해외의 장남이 귀국했을 때 다시 펀치볼둘레길를 찾을 것을 기약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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